공부방 마감 후유증
2006년 3월 1일 부터 시작되었던
방과후 공부방
처음부터 공부방이란 이름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였지만
사랑하는 두딸들과 지인의 두아들들로부터 시작된 작은 움직임들 속에서
벌써 3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2009년 2월 28일 마감을 했다.
그 사이 예준이란 멋진 세째도 얻었고, 세째를 계기로 접을까도 생각했었는데
주변의 부탁으로 그것도 여의치 않아 계속 진행하던 차에
2004년 어느날인가부터 시아버지와 지속적으로 꿈꾸던 채소농사 유통일에 전념하고자 공부방을 접었다.
항상 아이들로 벅적거리고, 온 신경을 쓰느라 잠자리에 들 시각이면 파김치가 되어서 팽팽히 당겨진 신경을 다독이며 "세아이들에게 짜증을 내지 않게 하시옵소서"를 되뇌이던 그 시간들이 허전하기도 하면서 한편 몸이 편안하니 꾀가 생겨 기분이 좋기도 했다.
아이들도 공부방 아이들이 오지 않으니 좋은 듯 하다가도 며칠 지나지 않아 허전한지 동네에서 만나면 놀러오라고 성화를 해대곤 했다.
그렇게 정리되어 한달을 아이들과 나와의 시간을 보낸 3월...
아이들이 공부방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느슨한 자세와 새일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나의 빈자리로 인해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오늘 아이들과 함께 새로이 다잡는 회의를 했다.
항상 월요일이면 뽑아 주던 주간과제페이퍼를 뽑아주지 않는 엄마를 조르던 큰 아이는 옳다구나하고 오고 그닥 맘에 들어하지 않는 둘째는 느그적 느그적 거리며 식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3월의 첫 두주는 내가 과제를 일방적으로 제시해주는 공부방때의 형태를 유지했었고, 나머지 두주는 자유로이 하는 형태를 취했었다. 그랬더니 아주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
6학년인 큰 아이는 자신이 기존에 했던 과제를 모두 적어 진행하는 반면 4학년인 작은 아이는 하고 싶은 몇가지만 적어 진행을 했다.
주말 마다 시댁에 다녀오고 농장에 다녀오느라 과제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터라 과제완수율은 둘다 형편이 없었지만 과제 계획을 세울때의 자세가 참 다르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큰아이의 태도를 성실함으로만 바라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주어진 것에 변화를 줄 수 없는 항상성의 안일함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졌고,
작은아이의 태도는 융통성이 있는 것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해야 할 것에 대한 무책임함으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생겼다.
백맘을 통해서도 그렇고
자녀교육서들을 봐도 그렇고
긍정적인 자세로 아이들을 바라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작은 부족함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졌다.
아직은 부족한 자세로
아이들이 원하는대로 과제를 조정하고
중간 고사 성적 기본 평균 90이상을 이야기 하고
자신들의 일에 책임을 지는 자신이 되길 바란다는 이야길 해주고 마무리를 졌다.
나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처럼 이렇게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어떤 타인에 대한 이끌림보다는
지금 나자신 스스로를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
언젠가는 내게도 아주 좋은 곁에 두고 감사하며 섬길 수 있는 스승이 생기리라.
아니면 내가 그런 스승이 되어 있을 수도 있으리라.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를 나의 강요나 설득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으로 각오로 찾아 걸어가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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